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황희찬(울버햄프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위 아스널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황희찬은 3일(한국 시각)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3-2024 EPL 14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무득점에 그쳐 2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했다.
지난 13라운드 풀럼전에서 골맛을 본 황희찬은 이날 2경기 연속 득점과 리그 두 자릿 수 공격 포인트를 노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경기 7골 2도움을 기록,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와 알렉산데르 이사크, 칼럼 윌슨(이상 뉴캐슬)과 리그 득점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스널의 뒷문은 단단했다. 황희찬은 이날 2~3차례 역습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아쉽게 놓쳐 고개를 떨궜다.
리그 3연승을 달린 아스널은 10승 3무 1패 승점 33을 기록, 1경기를 덜 치른 2위 맨체스터 시티(29점)를 4점 차로 따돌리고 1위를 굳혔다. 맨체스터 시티가 오는 4일 손흥민의 토트넘과 홈 경기에서 승점 3을 수확해도 1점 차로 1위를 유지할 수 있다.
울버햄프턴은 0 대 2로 뒤진 후반 40분 마테우스 쿠냐의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경기 종료까지 추가골을 넣지 못해 1 대 2 패배를 당했다. 2연패의 수렁에 빠진 울버햄프턴은 4승 3무 7패 승점 15로 12위에 머물렀다.
이날 울버햄프턴은 3-5-2 포메이션을 구성했고, 황희찬은 투톱 중 오른쪽 공격수로 나섰다. 마테우스 쿠냐와 황희찬이 투톱 공격을 맡았고, 토미 도일과 부바카르 트라오레, 장-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중원에 배치됐다. 우고 부에노와 넬송 세메두가 좌우 윙백에 나섰고, 토티 고메스와 막시밀리안 킬먼, 크레이그 도슨이 백3를 형성했다. 골문은 조세 사가 지켰다.
아스널은 이에 맞서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가브리엘 제수스와 부카요 사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가 공격에 나섰고,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중원을 지켰다.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도미야스 다케히로가 포백 수비 라인을 구성했고, 다비드 라야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볼 경합을 벌이는 부카요 사카. 아스널 SNS 캡처선제골은 아스널의 몫이었다. 전반 6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사카가 도미야스의 패스를 받고 오른발로 울버햄프턴의 골망을 갈랐다.
아스널은 여세를 몰아 파상공세를 펼쳤고, 울버햄프턴은 아스널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급급했다. 황희찬 역시 전방에 머물지 못하고 수비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공격을 주도한 아스널은 전반 12분 외데고르의 추가골로 분위기를 잡았다. 외데고르는 측면 역습 과정에서 진첸코의 크로스를 받은 뒤 정확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21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문장 조세 사가 상대 선수와 경합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다니엘 벤틀리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아스널의 공세에 고전한 울버햄프턴은 전반 30분 변화를 줬다. 황희찬과 쿠냐의 위치를 바꿔 아스널 수비에 혼란을 주고자 했다. 그럼에도 아스널의 강한 전방 압박 탓에 공격 기회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추가시간 힘겹게 잡은 만회골의 기회를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쿠냐가 빈 틈을 놓치지 않고 문전으로 쇄도했으나 수비수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의 태클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어 전반 종료 직전에는 황희찬이 진첸코의 볼 터치 실수를 가로채고 질주했으나 골키퍼 다비드 라야의 빠른 판단에 막혀 만회골을 놓쳤다.
황희찬을 독려하는 개리 오닐 감독. 연합뉴스전반을 0 대 2로 마친 울버햄프턴은 후반 들어서도 아스널의 공세에 밀려 공격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18분에는 우고 부에노, 장-리크네르 벨가르드를 빼고 맷 도허티, 파블로 사라비아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결국 울버햄프턴은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라인을 낮추고 수비에 집중했다. 황희찬과 쿠냐 등 공격수들도 모두 수비에 가담해 뒷문을 걸어 잠갔다.
아스널은 후반 37분 울버햄프턴의 철벽 수비에 막혀 추가골을 놓쳤다. 역습 상황에서 트로사르와 외데고르가 연달아 슈팅을 했으나, 수비 벽과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울버햄프턴은 곧바로 역습 기회를 잡았고, 황희찬이 선봉에 섰다. 황희찬은 상대 문전에서 템포를 꺾으며 수비를 속인 뒤 슈팅을 시도했으나 아쉽게 골키퍼 라야의 품에 안겼다.
울버햄프턴은 여세를 몰아 계속 공격을 퍼부었다. 그 결과 후반 40분 쿠냐의 왼발에서 만회골이 터졌다. 쿠냐는 상대 수비가 어수선한 틈을 타 정교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아스널의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까지 1점 차 열세를 좁히지 못해 1 대 2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