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도 1년 전 오늘을 기억하고 있었다.
FIFA 월드컵 공식 계정은 2일(한국시간) "절대적인 장면!"이라는 문구와 함께 포르투갈전 황희찬의 골 영상을 게재했다.
정확히 1년 전 오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있었다. 바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 당시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 0-0 무승부, 가나와의 2차전 2-3 패배를 당하며 조 3위에 위치해있었다.
이미 조 1위가 불가능한 상황. 마지막 포르투갈과의 3차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베테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필두로 후벵 디아즈. 하파엘 레앙,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와 같이 유럽 주요 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즐비해있었고 한국 역시 수비의 핵심 김민재가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며 열세가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은 다행히(?)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앞서 말한 선수 중 호날두만이 선발로 출전했고 나머지 자리는 앞선 1, 2차전에서 출전 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맞서는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 황인범, 이강인과 같은 핵심 자원들을 모두 선발로 내세우며 결전을 준비했다.
예상대로 경기는 어렵게 흘러갔다. 경기 시작 불과 5분 만에 히카르두 오르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예상치 못할 정도로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한국이었다.
하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고 공격을 이어나갔다. 전반 16분, 조규성의 헤더가 디오고 코스타 골키퍼 선방에 막혔지만 흘러나온 공을 김진수가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비록 이것이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되며 득점으로 인정되진 못했으나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결국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전반 27분, 이강인이 처리한 코너킥이 호날두 등에 맞고 김영권에게 흘렀고 김영권이 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4년 전 독일에 조별리그 탈락을 선물했던 그 골 장면과 매우 유사한 득점이었다.
이후 경기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한 쪽은 한국이었다.
1-1 스코어와 함께 점차 시간을 흘렀고, 한국의 16강 진출이 사실상 실패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극적인 역전골에 성공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경기는 2-1 한국의 승. 같은 시각 펼쳐진 가나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2-0 우루과이의 승리로 종료되며 한국은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월드컵 역사에 남은 극적인 득점과 승리. FIFA도 이것을 잊지 못하는 듯하다. FIFA는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황희찬의 골 장면과 함께 "황희찬이 한국을 위한 상징적인 순간을 결정지었다"라는 문구를 올리며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