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com은 8일 ‘이번 시즌 가장 매력적인 자유계약선수(FA) 9명’을 선정해 발표하면서 오타니 쇼헤이(29) 등과 함께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MLB.com은 “이정후는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무기로 MLB 무대에 충분히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도 이정후를 FA 외야수 3위로 평가했다. SI는 “이정후가 파괴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출루 능력이 아주 빼어나다”며 “시장에 나와 있는 톱 클래스 외야수 자원 가운데 가장 어리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후를 FA 타자 4위에 올려 놓은 폭스스포츠는 “이정후는 키움 동료였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보다 훨씬 다재다능한 유망주로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김하성은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 비용 500만 달러(약 66억 원)를 제외하고 4년간 2800만 달러(약 368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태평양을 건넜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은 이정후가 4년 5600만 달러(약 735억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슬레틱은 “코디 벨린저(28)를 제외하면 이번 겨울 이정후보다 큰 돈을 만지는 외야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린저는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상, 2019년에는 같은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스타 선수다.
이정후의 예상 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지난달 7일 키움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직접 방문하는 등 이정후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MLB.com이 야구 관계자 58명을 대상으로 ‘수준급(top) FA’ 최종 행선지 예상 투표를 진행한 결과에서도 이정후가 샌프란시코에 입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그밖에 시애틀과 샌디에이고 등도 예상 행선지로 거론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도 ‘이정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는 “지난해에도 요시다 마사타카(30)를 다 잡은 것처럼 얘기했지만 결국 보스턴에 빼앗겼다”면서 “이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팀이 이정후 영입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요시다는 이정후가 ‘내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롤 모델’이라고 평가하는 선수다. 5년간 90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보스턴에 입단한 요시다는 올해 타율 0.289, 15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서울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프로야구에서 7시즌을 채우면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MLB는 이미 스토브리그가 막을 올렸지만 이정후는 한국시리즈가 끝나야 공식적으로 포스팅 신청을 할 수 있다. MLB 네트워크는 “미국 추수감사절(23일) 연휴가 끝나야 본격적인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