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지난 시즌 리버풀은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영입한 공격수가 있다.
2021-22시즌 포르투칼 벤피카에서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폭발시킨 젊은 공격수였다. 리버풀은 그 공격수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무려 1억 유로(1414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영입했다. 다윈 누녜스다.
하지만 지난 시즌 누녜스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리그 29경기에 나서 9골에 그쳤고, 모두 합쳐 42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었다.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리버풀도 부진의 늪에 허덕였고, 빅4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누녜스 영입 실패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었다.
리버풀은 흔들리고 있는 어린 공격수를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고민 끝에 리버풀은 누녜스의 '멘토'를 찾아냈다. 그에게 정중히 부탁을 했고, 멘토는 바로 응답했다. 그의 멘토 역할을 해줄 것이라 약속했다.
악동 이미지, 온갖 기행을 보인 공격수지만, 누녜스에 이보다 훌륭한 멘토는 세상에 없었다. 리버풀이 그를 꼭 찍은 이유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공격수 반열에 오른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게다가, 수아레스는 누녜스와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함께 한 동료다.
리버풀이 영입한 멘토는 성공적이었다. 수아레스의 멘토링을 받은 누녜스는 리버풀에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표정부터가 달라졌다. 올 시즌에는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리그 11경기에 출전해 4골4도움을 올렸다. 비난보다 칭찬이 많다. 이제 리버풀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 공격수가 됐다.
멘토 수아레스는 이렇게 떠올렸다.
"지난 시즌 누녜스가 리버풀에서 좋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리버풀에서 연락이 왔다. 누녜스에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놀라지 않았고, 바로 수락했다. 나는 누녜스에게 잉글랜드 축구가 무엇인지 알려줬다. 사실상 조언이 아니라 경고였다. 그러자 누녜스는 마음을 열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털어놨다. 진심을 다해 말했다. 나는 누녜스에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 기술적 능력, 피지컬 등을 다 가진 공격수라고 말해줬다."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도 멘토 수아레스와 멘티 누녜스의 소통은 이어졌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의 전설이고, 누녜스는 수아레스의 후계자다.
"내가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떠날 때, 백넘버 9번을 누녜스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누녜스와 나는 다르다. 세대가 다르고, 소속팀도 다르다. 하지만 대표팀에서 우리는 팀 동료로서 행복하다. 항상 진심을 다해 말해주는 누녜스가 좋다. 우루과이 대표팀에 누녜스가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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