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체 ESPN은 2일(한국시간) "시장 개장 초반 오타니에게 관심을 보였던 텍사스 레인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메츠가 다른 선수들에게 시선을 돌렸다"고 보도했다.
세 팀은 모두 거액을 투자할 수 있는 빅마켓팀이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텍사스는 오타니가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뛰었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팀이어서 익숙한 곳이다. 지난달 말에는 텍사스의 베테랑 맥스 슈어저가 한 방송에 출연,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승리는 더 좋다(Money's great, but winning's better)"며 오타니를 향한 구애에 나섰다.
보스턴과 메츠는 오타니가 선호하지 않는 미국 동부지역 팀이라는 점에서는 불리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인기팀인 보스턴, 그리고 2020년대 들어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통 크게 지갑을 열고 있는 메츠는 충분히 오타니를 데려갈 수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세 팀은 오타니의 영입전에서 빠지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2018년 빅리그 진출 후 투타겸업의 완성도가 꾸준히 무르익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타격에서는 꾸준히 위협적인 장타력을 과시했고, 올해는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과 OPS 1을 돌파하는 결과를 냈다. 마운드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던 첫 3년(2018~2020년)을 지나 지난해에는 15승과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도 부상으로 규정이닝 진입에는 실패했으나, 10승 고지를 밟는 데는 성공했다. 오타니를 영입하는 팀은 15승과 40홈런 타자를 동시에 잡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오타니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ESPN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의 몸값이 6억 달러(약 7794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지난 2019년 마이크 트라웃이 LA 에인절스와 맺은 4억 2650만 달러(약 5540억 원) 기록은 넘어설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6억 달러면 A급 자원을 2명 이상 영입할 수 있다. 이에 오타니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가 철수한 팀들은 다른 선수에게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현재로서는 다저스가 선두권으로 분석된다. 2017년 말 오타니의 미국 첫 도전 때도 최종 후보로 올랐을 만큼 꾸준한 관심을 보였고, 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이다. 또한 미국 서부지역을 선호하는 오타니에게 최적화된 곳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얼마 전 단장 회의에 모인 각 구단 최고 결정권자 14명 중 10명은 오타니가 다저스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셔널리그 구단의 한 임원 A는 다저스는 한 명에게 꽂혀 그 사람을 노리는 움직임을 보였을 때 항상 노렸던 선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시카고 컵스는 오타니와 동갑내기인 일본인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29)가 현재 뛰고 있어 적응에 문제가 없다. 컵스는 스즈키 외에도 과거 후쿠도메 고스케, 와다 쓰요시 등 여러 일본인 선수가 뛰었기에 운영 노하우가 있다. 1993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토론토는 올해 류현진(36) 등 몇몇 고액 연봉자들과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투자에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2014년 이후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에인절스가 제일 불리한 상황이다.
한편 오타니의 계약은 멀지 않은 시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2일 "오타니에 대한 존중으로 협상에 참여한 임원 모두 한결같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을 잘 아는 다른 업계 소식통들은 이번 주말 LA에서 몇몇 팀이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 CAA 스포츠 대표들을 만나 막판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