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계약이 임박한 것일까.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FA로 손꼽히는 '투타 만능' 오타니 쇼헤이(29)의 행선지 후보가 점점 압축되고 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3일(이하 한국시간) "야구계 소식통에 따르면 오타니가 이번 주말 로스앤젤레스에서 몇몇 구단들과 만날 예정이며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라고 밝히며 오타니의 계약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일본프로야구 시절부터 '이도류'로 명성을 드높인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에 입단, 타자로는 타율 .285 22홈런 61타점 10도루를 남기고 투수로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등극했다.
오타니의 전성기가 활짝 펼쳐진 시점은 바로 2021년. 타자로 타율 .257 46홈런 100타점 26도루를 기록한 것은 물론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맹활약하면서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생애 첫 올스타와 실버슬러거 수상 역시 따라왔다.
지난 해 타자로 타율 .273 34홈런 95타점 11도루를,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하면서 괴물 같은 활약을 이어간 오타니는 올해 타자로 타율 .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찍고 다시 한번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됐다. 3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고 또 한번의 실버슬러거가 찾아왔다.
비록 오타니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내년 시즌에는 투수로 등판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타자로는 정상적인 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오타니는 투수로 복귀 의지가 강력하다고 알려져 있어 향후 이도류로 부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현지 언론에서는 LA 다저스가 오타니를 영입할 선두주자로 꼽는다. '스포츠넷'도 "야구계에서는 LA 다저스가 오타니 영입의 가장 확실한 선두주자로 보고 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6년을 뛰면서 LA 지역에서의 생활에 편안함을 느끼는 선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스포츠넷'은 "하지만 여전히 다른 후보팀들도 있다. (토론토도 후보에 있지만) 토론토 구단 관계자들은 오타니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반면 다른 팀들은 오타니 영입 후보군에 있다고 말한다. 시카고 컵스가 이와 관련된 팀으로 알려져 있고 에인절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아직 배제되지 않았다"라고 토론토, 컵스,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역시 후보군에 있음을 전했다.
앞서 'ESPN'의 제프 파산은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는 다른 선수들에게 관심을 돌렸다"고 전해 오타니 영입전의 후보군은 다저스, 토론토, 컵스,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등 5개 구단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끝으로 '스포츠넷'은 "오타니의 결정은 야구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제 곧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사실 오타니가 FA를 신청하기 전부터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다저스와 이번 오프시즌 '큰손'을 자처하는 샌프란시스코와 컵스, 그리고 오타니의 원소속팀인 에인절스가 후보군에 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최근 잠재적인 후보로 급부상한 팀이 바로 토론토. 이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서는 토론토가 오타니를 영입할 수 있는 이유를 꼽아 눈길을 끌었다.
토론토는 비록 1993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 시계가 멈춰있지만 여전히 우승권에 있는 팀으로 꼽힌다.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팀. 'MLB.com'은 "토론토는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데 성공했고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완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라고 토론토가 만만찮은 전력을 갖추고 있음을 말했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을 원하고 있고 이기는 팀을 원하고 있다.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머무르는 동안 에인절스는 단 한번도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이제는 토론토가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MLB.com'은 "토론토는 오타니가 있든 없든 2024시즌에 경쟁력 있는 전력을 갖추겠지만 이미 시계는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보 비셋이 FA가 되기까지 두 시즌 밖에 남지 않았고 아직까지 연장 계약에 동의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FA로 영입한 크리스 배싯, 조지 스프링어, 케빈 가우스먼 모두 나이가 들고 있으며 지난 8월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토론토의 팜 시스템은 25위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MLB.com'은 토론토가 좌타자와 지명타자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안성맞춤'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MLB.com'은 "오타니의 존재로 인해 게레로 주니어와 스프링어 또는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을 쉬게 하기 위해 지명타자로 쓸 수 없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포츠계 최고의 선수 중 1명을 쫓는 것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토론토에서 가장 많이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브랜든 벨트는 이미 FA 시장으로 나간 상태다.
여기에 "토론토는 오타니가 마운드로 돌아오기까지 기다릴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이 'MLB.com'의 주장이다.
"오타니는 2024년에 투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토론토는 당장 내년 시즌에 오타니가 마운드에 오르지 않아도 문제가 없도록 준비가 잘 돼 있다"라는 'MLB.com'. 그도 그럴 것이 토론토는 이미 가우스먼-배싯-호세 베리오스-기쿠치 유세이로 이어지는 리그 최정상급 1~4선발을 보유하고 있다.
"토론토가 오타니의 피칭을 필요로 하는 시점은 2025년"이라는 'MLB.com'은 "기쿠치가 FA 자격을 얻는 시점이고 배싯은 36세가 된다. 오타니의 회복 기간과 일치한다"라고 토론토의 선발투수진 보강이 필요한 시점과 오타니의 투수 복귀 시점이 일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오타니의 몸값은 여전히 5억 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로 약 65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토론토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여전히 영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토론토가 '우승 후보' 다저스를 제치고 오타니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