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아마도 올해 미국 대선의 분수령이 될 한 주였을 것이다. 카멀라 해리스에게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악몽 같은 한 주였을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역전의 한 방을 선사한 시원한 한 주였을 것이다. 역사는 10월 셋째 주를 트럼프가 결정적 승기를 잡은 한 주로 두고두고 상기할 것이고 해리스의 인터뷰 영상도 반복해서 재생될 것이다. 그 주에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전세가 이렇게 확 달라졌을까? 이 같은 결과는 트럼프가 잘해서 생긴 것이 아니었다. 해리스의 자살골이 결정적이었다. 그것도 연달아 터졌다.
첫 번째 자살골은 The View와의 인터뷰였다. 여기에서 그는 ‘어떻게 바이든과 차별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라고 대답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렇다면 당신은 뭐 하러 대통령 하려 하느냐는 질문이 당연히 따를 수밖에 없다. 트럼프 진영은 자신감 없는 해리스의 이 발언을 쉼 없이 광고로 틀어댔다.
둘째는 결정적이었다. 첫 번째 인터뷰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보수의 본산이자 때로는 골통 방송으로까지 비치는 폭스 뉴스에 대담하게 인터뷰하러 갔다. 우선 인터뷰 시간에 15분가량 늦었다. 가서도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아니 그냥 질문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교수라면 가장 싫어할 학생의 모습을 보였다. 첫 번째 질문이었던 당신이 집권한 후에 풀어준 불법 이민자 숫자가 얼마냐는 단순한 질문에 중언부언하기 시작했다. 우리도 이민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것은 안다. 너도 알지 않느냐, … 어쩌고 저쩌고… 당연히 “그래서 얼마냐고요? 백만, 삼백만?” 이런 추궁이 따랐다. 다른 질문도 다 마찬가지였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없이 모든 것이 트럼프 탓이었다고만 늘어놨다. 어떤 비전도 플랜도 새로 느낄 수 없었다. 매냥 하는 소리를 그 중요한 인터뷰에서 그대로 반복하고만 있었다. 이 인터뷰는 몇 백만이 봤다. 모두들 복창이 터졌을 것이다. 유튜브 조회수도 몇백만이다. 이 인터뷰 한방으로 해리스는 끝났다고 봐도 된다. 정말 준비되지도 않았고 논리도 철학도 없고 감정 통제도 안되고 정직하지도 않은 후보라는 느낌을 주고 말았다. 아뿔싸다. 아뿔싸…
셋째 실수는 카톨릭 교회가 주최하는 Al Smith 만찬에 불참한 것이다. 여기는 뉴욕 및 워싱턴 정재계 주요 인사가 모두 참석한다. 가서 뼈 섞인 농담도 던지면서 자신이 신앙을 중시하고 자선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이 지도자적인 모습이다. 그런데 그는 불참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과거에도 대선 후보 가운데 불참자가 딱 한 명 있었는데 먼데일이었다. 그는 선거에서 딱 한 주를 빼고 다 졌다. 그 한주가 (부통령 후보 출신지인) 미네소타다’라고 비꼬았다. 그전엔 위스콘신 한 대학에서 기독교 동아리 학생들의 야유에 그들을 대놓고 조롱하기도 했다. 보통 미국사람 입장에서 볼 때 용기도 없고 사교성도 없고 재수도 없다고 여겨질 만한 결정들이었다. 이런 실수가 연속되면서 해리스 진영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은 듯하다.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트럼프가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만회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는 맥도널드 가게에 가서 프라이를 굽고 서빙을 하고 대화를 나누고 해리스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어른스럽고 대통령 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추세는 트럼프 복귀로 확실히 방향을 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