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쵝오 4 116 04.15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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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판일을 하고 있는 현재의 내가 있기전 (취미소설) - 5

도망은 낯선 일이 아니었다.


다른 사무실 쪽에서

직원이 시재금을 들고 튄 사건은

이미 여러 번 들은 적 있었다.


야간에 충전 이벤트를 진행한다음

충전금을 모조리 들고 튀는 방법이나

시재가 들어있는 계좌들을 터는것

그게 제일 흔한 수법이었다.


하지만 우리 사무실에선

그런 식으로 시재를 통째로 들고 간 경우는 없었다.

대신 더 자잘하고 치사한 방식으로 사라진 애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총괄 형님의 시계를 들고 튀었다.

누군가는

직원 명품 신발과 옷 또는 악세사리

밤 사이에 몰래 챙겨 나갔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근데 아침이 돼도 그 사람은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도 못한다

여기서 경찰은

우리를 보호해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우린 스스로를 지키는 방식으로만 움직였다.


그날 이후

사무실 분위기는 하루 이틀 조용했고,

사라진 사람 이야기는

몇 번 오간 뒤 완전히 잊힌 것처럼 덮였다.




도윤은 그걸 보며 느꼈다.

“믿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이 조직 안에서는 그냥 전제가 되어 있는 문장이라는 걸.


일을 잘하든 못하든,

오래 있었든 말든—

하룻밤 사이에 그냥 사라질 수 있는 게 여기의 룰이었다.


그래서 나는

더 조심하게 됐다.

더 계산적으로 움직이게 됐고,

언행 하나, 질문 하나도

한 번 더 삼키고 뱉게 됐다.


사라진 직원 얘기는

며칠 지나자 더 이상 아무도 꺼내지 않았다.


그게 이 바닥 방식이었다.

사라진 사람은 그냥 ‘없는 사람’이 되는 것.

잡으러 가지도 않고,

기억하지도 않는다.

그게 오히려 모두를 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나는 그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 사람이 나랑 몇 번 같이 야식을 먹었고,

같이 배당 수정하면서 욕도 하고 웃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나니,

그 사람의 이름조차 금기어처럼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사람을 조금 더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예전엔

형들이 무슨 농담을 하든 편하게 웃었고,

야식 시키면 먼저 주문을 맡았고,

야구 중계 틀어놓고 같이 떠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웃음 속에 의심이 섞였다.


‘이 사람은 언제까지 있을까?’

‘저 웃음 뒤엔 뭐가 있을까?’

‘혹시 나도, 누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무실은 똑같이 돌아갔다.


모니터는 켜져 있고,

배당은 움직이고,

문의는 계속 쌓였다.

하지만 그 안에 있던 나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일은 여전히 익숙해졌지만,

사람은 점점 어려워졌다.


무언가 물어볼 때도

눈치를 먼저 보게 됐다.

말을 꺼내기 전에

상대 기분을 살폈고,

그 사람의 눈빛을 한번 더 확인했다.


어쩌면 그게

이 조직에서 오래 살아남는 법이었는지도 모른다.




밤마다 혼자 소파에 누워

폰 화면을 멍하니 보다가

생각이 들곤 했다.


‘나는 지금 누구를 믿고 있는 걸까.’


총괄 형님?

선배?

같이 일하는 형들?


아니면,

아무도?


결국 내가 믿어야 할 건

내 일, 내 손, 내 판단

그거 하나뿐이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조심스러워졌다.


그리고 정확히 기억난다.


그 달 월급은 500만 원.

그리고 지분 수익까지 합쳐서

약 1,250만 원.


처음 이 금액을 받았을 땐

심장이 좀 뛸 정도로 기뻤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고 나니

느껴졌다.


이게 이 일에서 직원으로서 벌 수 있는 한계구나.




도박 사이트라는 구조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았다.


경기 등록, 배당 수정, 회원 응대, 시스템 관리…

하루에도 수백 개의 클릭과 판단이 있었고,

실수는 없었고,

평가는 좋았고,

총괄 형님한테도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돈은 일정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았다.


직원으로선

벌 수 있는 돈이 딱 ‘천에서 이천’ 사이.

그 위로 가려면

포지션이 바뀌어야 했다.




어느 날 선배가 말했다.

“도윤아, 총판 하면 너 스타일이면 잘할 것 같은데.”


“총판이요?”

“응.

직원은 그냥 월급 받고 일하는 거고,

총판은 자기 사무실 따로 차려서

회원 끌어오고, 유입 시키는 쪽.

진짜 돈 되는 건 그쪽이야.”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다.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싶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사무실 안을 둘러봤다.


누군가는 형님의 신발을 들고 도망갔고,

누군가는 명품 시계를 챙겨 사라졌다.

믿는 사람도, 오래 본 사람도

돈 앞에선 쉽게 무너졌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럴 바엔,

차라리 내가 직접 운영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내가 사무실을 하나 차리고,

거기 있는 사람들도

직원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지인들’로 꾸리면.


적어도

물건을 들고 튀거나,

시계를 훔쳐가는 일은 없을 테니까.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할수록

생각은 현실적으로 바뀌었다.


내가 계속 직원으로 남아 있다면

몇 년이 지나도

벌 수 있는 돈은 뻔할 거고,

누군가 실수하거나 사라질 때마다

같이 뒤집어쓰는 건 나일 테니까.


내가 중심이 되면,

최소한 결정은 내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


그게 어느 날부터

욕심이 아니라 계획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직원으로선 보이는 돈만 만지고,

운영자로선 숨은 판을 짤 수 있다.


나는 그 경계 위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제,

어디로 넘어갈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6화..Coming soon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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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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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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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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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04.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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